시가 400억 달러 밸류에이션·월가 자금 유입으로 본 리플의 다음 스텝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기업 리플(Ripple) 이 최근 5억 달러(약 6,8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투자 라운드로 리플의 기업가치는 400억 달러(약 54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암호화폐·디지털 자산 업계에서 손꼽히는 ‘초대형 비상장 유니콘’으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Fortress Investment Group) 와 시타델 시큐리티즈(Citadel Securities) 가 주도했고, Pantera Capital, Galaxy Digital, Brevan Howard, Marshall Wace 등 굵직한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규제 리스크를 뚫고 다시 평가받은 리플의 기업가치
리플은 2019년 시리즈 C 투자 당시 약 1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고, 2022년에는 자사주 매입 거래를 통해 15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이번 4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약 4배 가까운 가치 상승을 의미합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소송 공방, 규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 실제 결제·송금 트랜잭션
- 기관 고객·파트너 수
-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
등에서 실적과 사업 범위를 눈에 띄게 키워왔다는 점이 이번 투자에서 중요하게 평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리플은 2025년 한 해에만 약 950억 달러 규모의 결제량(Payments Volume) 을 처리했고, Hidden Road, GTreasury, Rail 등 굵직한 인수로 결제·커스터디·트레저리·프라임브로커리지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Fortress·Citadel이 베팅한 것은 “XRP”만이 아니다
야후 파이낸스와 로이터, 비즈니스와이어 등에 따르면, 이번 투자의 핵심 포인트는 단순히 XRP 토큰 가격에 대한 베팅이 아니라, 리플이 구축 중인 디지털 자산 인프라 전체입니다.
리플은 현재 다음과 같은 비즈니스 라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Ripple Payments
-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 플랫폼
- XRP와 스테이블코인 RLUSD(Ripple USD) 를 활용해 빠르고 저렴한 송금 지원
- Ripple Custody
- 기관 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자산 보관·관리 서비스
- Ripple Prime (Hidden Road 인수 후 리브랜딩)
- 기관 고객을 위한 멀티 자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 RLUSD를 담보(collateral)로 활용, XRP 기반 상품도 취급
- 기업용 트레저리·유동성 솔루션
- GTreasury 인수로 연결
- 포춘 500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24/7 자금 운용·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번 투자는 리플이 만들어내고 있는 성장 모멘텀과, 우리가 공격적으로 노리고 있는 시장 기회에 대해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신뢰를 보냈다는 강력한 신호다”
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기관용 크립토·블록체인 인프라 파트너로서 리플의 포지셔닝을 강조했습니다.
RLUSD·XRP, 그리고 “규제 안으로 들어온 크립토 인프라”
이번 투자 라운드의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예: GENIUS Act 등) 가 정비되면서,
- 재무(Treasury) 결제
- 담보 관리(Collateral Management)
- 24/7 글로벌 유동성 운용
같은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리플은 자체 발행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 를 기반으로,
- 국경 간 결제
- 담보 제공
- 프라임 브로커리지 콜래터럴
등에서 실제 사용 사례를 만들고 있으며, 최근 RLUSD의 시가총액이 출시 1년 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리플은 이번 라운드를 계기로 기관의 XRP 활용도 확대를 공식적으로 전략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리플은 향후
- 자사 결제 네트워크 내에서 XRP 활용을 늘리고
- 자본시장(Capital Markets)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리플의 M&A·성장 전략: 단일 코인에서 ‘디지털 자산 인프라 플랫폼’으로
크런치베이스와 Business Wire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리플은 지난 2년간 6건의 인수를 완료했고, 이 중 2건은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빅딜입니다.
대표적인 인수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일련의 M&A는, 리플이 “XRP 송금 회사”를 넘어,
“디지털 자산 결제·보관·트레저리·프라임 브로커리지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인프라 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이번 라운드의 의미
이번 5억 달러 전략 투자는 단순히 “리플이 돈을 더 많이 모았다”는 수준을 넘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시사합니다.
- 월가(전통 금융)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 진입 가속화
- Fortress, Citadel, Brevan Howard, Marshall Wace 같은 플레이어들이 직접 리플 캡테이블에 들어왔다는 점은 상징성이 큼.
- 스테이블코인·결제 인프라를 ‘새로운 금융 인프라 레이어’로 본다는 신호
- 규제 환경이 정비되면서 스테이블코인·디지털 자산 인프라에 대한 장기 투자 관점이 열림.
- 리플의 사업 모델이 XRP 시세에만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 중
- 결제, 커스터디, 프라임 브로커리지, 트레저리 등 수수료·서비스 기반 모델이 강화되는 구조.
마무리: “한 번 더 증명해야 하는 400억 달러”
400억 달러라는 밸류에이션은
- 규제 이슈를 겪어온 크립토 기업이면서 여전히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공격적인 숫자이기도 합니다.
이제 리플은
- 실제 매출·이익·트랜잭션 성장
- 금융기관 및 대형 기업과의 제휴 확대
- RLUSD와 XRP의 실사용 케이스 확대
로 이 밸류에이션을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라운드는 분명히
“월가가 디지털 자산 인프라에 다시 베팅하기 시작했다”
는 신호라는 점에서, 리플뿐 아니라 전체 디지털 자산·블록체인 인프라 섹터에게도 의미 있는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